서재민 작가와의 대담

2020.11.18



Q: 꿈을 꾸고 나서 캔버스에 담기 전에 하는 작업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무엇인가요?
A: 제 작업은 꿈을 기록, 수집하면서 시작됩니다. 저는 꿈을 굉장히 자주 꾸는 편이에요. 일주일에 최소 5일은 꿈을 꾸는 것 같아요. 머리맡에 메모장을 두고 자거든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간밤에 꾸었던 꿈 내용을 일기장에 최대한 상세하게 내용, 분위기, 색감 등을 기록을 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그렇게 매일매일 수집하고 기록한 꿈의 내용을 드로잉 해봐요. 색연필이나 수채화로 간단하게 작은 화면 안에 기억나는 장면을 드로잉 해본다음 그 장면들을 캔버스로 옮기는 거죠.

Q: 조형적인 원료 이미지는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시나요?
A: 최근에는 되도록 외부 이미지를 가져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 기억에 남아있는 꿈 장면을 제 손으로 바로 불러오는 쪽으로요. 드로잉하는 과정에서 기억의 이미지를 최대한 표현을 하고, 캔버스로 옮기려고 해요. 그럼에도 그 장면 안에 있었던 세부적인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사라지게 마련이더라구요. 그렇게 기억이 나지 않는 사라진 디테일들을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 얼마만큼 표현 할 것인가 그게 언제나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꿈장면을 표현하는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는 것들 중에서 잊어버린 것들은 사진촬영을 하기도 하구요. 저랑 지인들을 통해서 사진촬영을 통해서 소스를 얻기도 하고 비슷한 장면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참고하기도 합니다.


Q: 꿈을 재현하는데에 적확함이라는 기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재현의 정도랄까요? 그 정도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A: 그림이 완성되는 기준이 꿈에 대한 작업을 시작한 초기랑 지금이랑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이전에는 제가 기억하는 꿈 장면의 시각적인 부분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가 강했어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기억에서 없어진 디테일을 화면 안에 채워 넣기 위해서 자료를 모으고 그림 안에 포함시키고 했었어요. 그림의 완성 기준이 지금은 어떤 시각적인 재현보다는 제가 느꼈던 감정이라든지 그 꿈의 분위기에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강렬한 꿈을 꾼 날에는 몇 분 동안 혹은 하루를 넘어서 제 몸에 여운이 남아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 것들을 그림 안에 넣는 것에 굉장히 집중을 하고 있다보니 지금은 그림 자체도 예전에 비해서 디테일한 부분들이 많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대신에 색감이라든지 혹은 붓질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을 통해서 꿈의 분위기와 제가 느꼈던 감정적인 부분을 좀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서재민 작가의 주요한 특성으로 재현적인 부분보다는 각 장면을 배치하는 방법에서 읽는 권시우 평론가의 관점에 동의 하시나요?
A: 제가 하나의 꿈에서 서사를 다 담아내지 않고 결정적 장면들 한두 개만 뽑아서 표현하는 작업 과정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읽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평론을 받고 다시 제 작업을 돌이켜 보니까 실제로 긴 서사가 있는 꿈을 꾼 적이 많았음에도 그 서사를 쭉 풀어서 표현을 해본 적은 없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서사라는 것이 분절이 되기 마련이고 보는 사람의 관점에서는 그림 간의 관계에서 끊어지면서도 어떻게든 이야기를 연결해보려는 시도가 일어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 중 하나가 꿈 안에 있었던 일들을 굉장히 세밀하게 펼쳐서 이야기가 이어져 보일 수 있을까를 실험해보는 거예요. 기승전결이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꿈 안의 나름의 작동원리에 의해서 이야기가 엉뚱하지만 이야기가 연결이 되고 우리가 그걸 경험하게 되잖아요. 그런 장면들의 이행과정을 낱낱이 펼쳐서 보여주는 쪽으로 한번 해봐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Q: 작품간의 관계, 또는 보여지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A: 네 그렇죠. 이야기를 품은 그림의 같은 경우에는 특히나 배열의 방식이 다른 관람의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하나의 꿈에서 일어났었던 일들을 나란히 보는 것과, 전혀 다른 꿈들을 나열하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좀 더 풀어서 말씀드리면, 꿈이라는게 굉장히 저의 사적인 영역이고, ‘사적이다’라는 말의 의미는 제 기억 안에서만 선명한 장면과 이야기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글이나 말로 풀어서 설명을 하지 않는 한 그림으로 그려졌을 때 제가 꿨던 꿈의 내용과 다른 연결로 읽히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림 마다의 배치를 정확하게 이렇게 해야만 된다고 정해진 건 아닙니다. 나름의 관계, 다른 그림들과의 배열 방식으로 작품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보이는지는 사실 제가 궁금해하는 부분이에요.


Q: 갤러리 로사 전시 준비를 하면서 각 작품마다 위치를 지정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하시면서 기대했던 바가 있을까요?
A: 기대하는 부분이 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전시 전경에 들어가는 배열을 정할 때 생각을 했던 건, 그림들 간에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얽혀들어가게 마련일 텐데 너무 엉뚱하거나 방해받지 않는 순서를 고려하면서 정한 것 같아요. 어떤 서사로 읽히게 될지는 제가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너무 심하게 이야기가 엉키지 않는 순서를 고려했습니다.


Q: 전시가 열린지 한달정도 지났습니다. 갤러리 로사가 작가님의 작품을 잘 표현하고 있나요?
A: 네. 온라인 전시공간이기 때문에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 유연함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계가 없이 자유롭고 유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여건이라고 생각해서요. 제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전시공간도 꾸미고 그림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게도 만들어지고 그림이 실제 공간에 걸렸을 때 어떻게 보일지도 보여줄 수 있고 다방면으로 만족스러운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Q: 작품의 재료 또는 질료로써 꿈에도 양과 질이라는 관념이 성립할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꿈을 굉장히 많이 꾸는 편이에요. 꿈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제가 꿈을 굉장히 자주 꾸는데, 그에 비해 제가 꿈을 제대로 이해한 적이 별로 없다고 생각을 해서였거든요. 그런데 꿈을 자주 꾸니까 꿈 일기장에다가 매일같이 기록을 하긴 하지만 전부 그림으로 연결이 되지는 않아요.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개인적으로 강한 여운을 남기는 꿈들을 골라서 회화 작업으로 옮기고 있어요. 첫 번째 작업이 있었어요. 예전에 드로잉 시리즈로 작업을 할 때 잠들기 직전에 굉장히 많은 이미지들이 스치듯이 지나가는 것을 느끼면서 잠에 빠져 들었어요. 그런 수많은 연관성 없는 단편적인 장면들이 저를 지나가고 있는 찰나에 굉장히 강렬한 이미지 하나가 탁 떠오르면서 가수면 상태에서 번쩍 눈을 떴어요. 밥솥에서 핏빛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깜짝 놀라서 깨어났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잠이 들었고 다음날 일어났는데도 그 장면이 잊히지가 않더라구요. 그게 이 삼일 동안 지속되면서 지금 당장은 이 장면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일단 기록을 해두면 언젠가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에서 첫 번째 그림을 그렸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제가 꾸었던 꿈의 대부분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하고 “이런 경험을 해서 어제 간밤에 이런 꿈을 꾸었구나” 이런 식으로 대략적으로 유추가 되는 꿈들은 기록만 하고 넘어가요. 왜 이런 꿈을 꾸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장면만 모아서 작업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의 재료로서 꿈이 가지는 양과 질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제가 꿈을 많이 꾸기 때문에 그 와중에 독특한 꿈들도 등장을 하는 것도 같고 그런 면에서 제가 꿈 작업을 하기에 굉장히 편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한국 문화에서는 꿈에서 본 것을 운세나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암시하는 상징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꾸고 표현한 꿈에서도 그런 의미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뭔가 다른 메커니즘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어릴 때는 저도 ‘해몽’이라고 하는, 경험으로 쌓아온 해석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대학을 다닐 때는 프로이트의 꿈 이론에 굉장히 심취를 했었어요. 정신분석학적으로 무의식의 발현이라는 관점의 해석에 굉장히 심취를 했었는데, 최근에는 보르헤스의 <꿈 이야기>라는 책에서 흥미를 느꼈어요. 동서고금의 매우 다양한 문헌들에 등장하는 꿈들을 집대 해놓은 책입니다. 계시라든지 예언적 꿈이라든지 문화적으로 봤을 때 큰 이슈가 되었었던 꿈들을 모아놓은 책이었어요. 저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기는 하거든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상하게 하는 꿈을 꾼적도 있고요. 뇌과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원인과 원리에 대한 연구도 재미있게 보고 있구요. 꿈을 무의식의 발현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든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꿈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조금 열어놓고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Q: 사실 달리나 마그리트 등이 떠오르는 것은 사실입니다. <호랑이가 있는 방, 2017>은 살바도르 달리의<잠에서 깨기 직전 석류 주변을 날아다니는 한 마리 꿀벌에 의해 야기된 꿈, 1944>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당시의 작가들과 주고받는 모종의 무언가가 있다고 봐도 될 까요?
호랑이가 있는 방, 2017, oil on canvas, 162×227cm
A: 제가 <호랑이가 있는 방>의 출처를 찾았어요. 꿈을 꾸고는 깜짝 놀라서, 제가 그림을 그리는 꿈들은 의미를 궁금해하면서 생각을 해봐요. 호랑이가 있는 방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이게 제 작업 방이에요. 호랑이가 앉아있는 곳이요. 제가 작업방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아주 큰 호랑이가 앉아서 저를 향해 무섭게 ‘으르렁’ 하면서 위협을 하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에스키모 신발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제가 못 들어오게 막는 꿈이었어요. 그 꿈을 꾸고는 그림을 그리고 몇 년이 지날 때까지 이 꿈을 왜 꿨는지 이해를 못 했었어요. 보르헤스의 <꿈 이야기> 앞쪽을 보면 “호랑이가 방에 들어온다면 우리는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꿈에서 공포를 느끼면 우리는 호랑이를 만들어낼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이게 그림을 그리기 전에 읽은 책이에요. 그래서 기억은 못 했지만 이 문구가 제 안에 남아있다가 다른 요인이랑 같이 합쳐져서 꿈에 등장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저는 이해를 했었어요. 근데 그때 당시에 제 작업에 대한 망설임과 두려움이 좀 컸던 시기이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이 장면을 내가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표현을 한다고 해도 그 그림에 만족할 수 있을까. 만족도가 느껴지지 않는 그림들이 몇 번 진행이 되면서 조금 그림을 시작하는 것에 주저함이 있었던 시기였는데. 그런 마음이 함께 섞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리나 마그리트 같은 초기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자신의 꿈에 대한 그림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그냥 매력적으로 끌려서 들여다봤었는데, 제가 제 꿈을 그리는 작업을 하면서 다시 한번 들여다봤을 때에는, 표현적인 측면에서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기억을 다시 불러올 때에 장면과 이미지에 선명함이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달리는 선명하게, 해상도가 높은 장면으로 표현을 많이 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달리의 개인적인 기억이기 때문에 제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이런 표현적인 부분의 차이에서 저만의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은 사적인 동시에 때로는 우화寓話의 분위기가 흘러서 마치 교훈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 꿈의 장면들이 전달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고 보시나요?
A: 저도 그 부분이 굉장히 궁금해서 이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꿈이지만 저 스스로가 이 꿈의 내용과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어서 제가 그려낸 장면들이 어떤 내용을 전달하는지를 저 스스로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제로 예전 그림들이 5, 6년이 지나면서 이래서 이런 꿈을 꾸었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들이 있었거든요. 저도 궁금한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Q: <In the Russia, 2020>에는 한 남성(또는 둘)이 서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에도 화면 중앙에 있거나(<3형제 중 막내였던 밤, 2017>) 뒤돌아 서있거나(<전광판, 2017>), 또는 얼굴이 뭉개져있는 남성(<Untitled(세 사람), 2015>)이 등장합니다. 작가 자신인가요?  
A: 네, <삼형제 중 막내였던 밤> 말고는 제 모습이 맞습니다. <삼형제 중 막내였던 밤>은 제가 바라보고 있는 시점의 모습이었어요. 저는 친형이 한 명 있는데, 꿈에서는 3형제였고 제가 막내였는데, 앞에 오른쪽에 뭉개져 보이는 인물이 큰형이고요 가운데 있는 남자가 둘째 형이었어요. 3형제는 조폭 같은 거였는데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느라 둘째 형이 조직의 비밀을 자꾸 으스대면서 설명하는 그런 장면입니다.


Q: <냉장고 전시를 위한 사전답사, 2019>에서 냉장고 전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냉장고 전시를 위한 사전답사, 2019, oil on canvas, 130×162cm
A: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 기획을 의뢰받은 꿈의 내용입니다. 엘지전자에서 냉장고 전시를 하겠다고 해서 저한테 전시기획 의뢰가 들어온 꿈이에요. 엘지 전자에서 만들었던 200여 개의 모든 종류의 냉장고를 전시를 해야겠다고 해서 제가 기획자로 사전답사를 국립현대미술관에 간 거죠. 전시를 보러 가니까 어떤 단체전이 진행되고 있더라고요. 전시 성격에 맞게 공간이 가벽으로 재분할되어 있어서 이렇게도 활용을 할 수 있구나 하면서 보고 있는데. 한 파트에서 회화 작품과 레퍼런스가 되는 오브제들을 진열장 안에 전시가 이뤄지고 있었고, 진열장 앞쪽 바닥에 무빙워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서있으면 자동으로 전시가 관람되는 그런 장면이었어요.


Q: <해설자, 2020>에 희미하게 비치는 남성은 어떤 사람일까요?
해설자, 2020, oil on canvas, 32×41cm
A: 해설자는 다른 그림들이랑 같이 묶여 있는 그림인데요. <산길>, <하늘>, <나무 오르기> 와 한 세트인 그림인데, 전투가 일어나기 전에 전투의 룰을 설명해 주는 해설자의 모습입니다.


Q: <산길, 2019>, <하늘, 2020>, <나무 오르기, 2020>, <수면, 2016>, <불타는 의자, 2020>, <Untitled, 2020> 등 배경이 숲인 것이 확실하거나 숲일 것만 같은 장면이 적지 않습니다. 숲을 자주 가시나요?
A: 아뇨, 저는 숲을 거의 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대부분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숲을 보는 것 같고, 꿈에서 숲이나 나무가 나오는 장면을 그림으로 옮길 때 조금 어려운 점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그림을 그릴 때에는 실제 밖에 산이나 숲의 사진을 찍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한 꿈 장면과 가장 유사한 장면과 참고해서 그렸습니다.


Q: 앞으로의 작업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A: 지금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하나는 서사가 굉장히 긴 꿈들 몇 개를 골라서 그 꿈에 일어났던 일들을 낱장으로 하나하나 펼쳐서 그림책 처럼 펼쳐서 볼 수 있게끔 구성하는 것을 계획을 하고 있구요. 그렇게 이야기가 하나하나 펼쳐졌을 때 제가 꿨던 꿈의 내용이 전달이 될 수 있을지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다른 하나는 꿈에 등장했던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낯선 이들’이라고 이름을 생각을 해놨는데. 꿈에 등장하는 낯선 사람들의 초상화 시리즈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미술계가 어떻게 대응 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A: 제 주변의 작가분들도 전시가 급하게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장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시립미술관처럼 대형 미술관들도 전시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상반기는 굉장히 불안하고 불투명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나 방법을 모색했었던 것 같고, 하반기가 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전시를 다시 재게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런 모습에서 굉장히 빠르게 적응 혹은 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힘든 시기임에도 다들 잘 이겨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온라인 전시공간인 갤러리 로사에서 전시를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하던 찰나에 코로나19 상황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뭐랄까 대응을 했다기보다는 준비해왔던 일이 우연하게 시기가 겹쳤던 것 같습니다.


Q: Covid-19 이전의 세계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일상생활이 예전처럼 가능해진다면 빠르게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은 하는데, 코로나 위기 때에 강하게 부각이 되었던 이슈 중 하나가 환경 문제인 것 같아요. 일회용품 사용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는데, 창작 과정에서 재료나 혹은 제작 과정에서 일어나는 환경과 연관된 부분들을 작가들이나 미술계 분들이 조금 더 의식하고 신경을 쓰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요즘, 특별하게 주목하고 있는 페인팅 작가가 있나요?
A: 저는 작가는 최수진, 이진한 작가님 두 분을 좋아합니다. 두 분 다 굉장히 자유롭게 생각과 표현을 펼쳐나간다는 부분에서 부러운 점도 많고 배울 점도 굉장히 많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목표로 하는 게 가능한 자유롭게 그리고 유연하게 작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서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구요. 그리고 최근에는 뭉크를 굉장히 많이 좋아하게 되었어요. 뭉크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그림을 볼 때에 전달되는 색채와 필치에서 나오는 강렬한 감정들에 압도된다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생동감이 넘치는 강렬함이라기보다는 미묘한 우울함이라든지 혹은 무기력함 혹은 활기찬 감정이 아닌 다른 감정을 그렇게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탄을 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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